3박4일간 세계적인 농민단체 <비아 캄페시나>(농민의 길)의 세미나가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렸다. 행사 하루 전날 저녁때 선발대 8명이 먼저 도착했고, 이들을 위해 주방에서는 특별히 제육볶음을 자신 있게 선보였다.
그런데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육볶음 “노!”라고 말한다. 아니 이것 봐라. 왜 싫다는 거야? 함께 온 통역이 말한다. 아프리카, 인도네시아에서 온 사람은 무슬림이고, 유럽에서 온 이는 채식주의자란다. 그럼 미리 말하지…….
3박4일간의 식단에서 돼지고기는 빼고, 대신 닭고기나 생선가스로 교체했다. 3박4일의 행사가 끝나갈 무렵 30여명의 참석자 중 대여섯 명에게 한국 음식에 대해 물어보았다.
-한국 음식 중 먹기 힘든 게 뭡니까?
“미역국”(파티마또우, 나이지리아)
“다 좋아요. 젓가락질이 힘든 것만 빼고.”(푸트라, 인도네시아)
“김치”(요시, 프랑스)
-제일 맛있었던 게 뭐죠?
“두부조림”(파티마또우, 나이지리아 )
“잡채”(이르마, 인도네시아)
“김”(여러 명)
-어떤 음식을 안 먹나요?
“고기요. 나는 채식주의자랍니다.”(이사벨, 벨기에)
“돼지고기”(무슬림)
“소고기”(인도에서 온 흰두교도)
외국 여행가면 제일 힘든 게 음식이라고 하던데, 아프리카 토고에서 온 활동가는 쌀밥을
먹지 못했다. 그런데 김치나 다른 반찬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었다. 나머지 외국인들은 3박4일간 쌀밥을 주식으로 먹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비아 캄페시나> 멤버들은 세미나를 모두 마치고 서울로 떠나기 전에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알아듣지 못할 말로 구호를 여러 차례 외치며 사진을 찍던 이들 입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왔다. 스페인어로 부르는 우리 농민 가였다. 농민가가 이렇게 국제적인 노래일 줄이야. 반갑고, 흐뭇하고, 고마운 느낌이었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배달의 농사 형제 울부짖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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